오늘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조금만 참을 걸 하는 생각에 인내 하는 게
얼마나 힘들다는 걸 또다시 느끼는 하루 였습니다
구청 치매검사 센터에서 담당 의사 와 상담할 때 아무 표정 없이 어머니는 치매라고 이야기하는
담당 의사를 이제는 조금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매 진단이 나왔을 때 저는 담당 의사가 어머니에게 이야기해주길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께서 주위 사람들이 이야기 하면 아니라고 억지를 부리시겠지만
의사 가 이야기하면 어머니께서 치매를 인정하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담당 의사가 치매 진단서를 주기 전 어머니는 밖으로 나가게 하시고
저에게 병명을 이야기하면서 환자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암과 같은 질병과 치매는 전혀 다른 차원의 병입니다
제가 어머니 옆에 있으면서 제 생각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결론을 얻은 게 있습니다
지금 어머니는 두 사람으로 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은 피해자 어머니, 한 명은 가해자 도우미 외 본인이 생각하는 여러 사람들
오늘도 그냥 제가 듣고만 있으면 되는 것인데 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해서, 해결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기에 또 언성을 높여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그런 반복된 하루였습니다
요즘 아침 어머니가 하시려는 일이 저와 같이 산책 가서 관악산 바라보며
불공드리듯 기도하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오래되신불교 신자 이십니다
다행으로 생각하는 게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전혀 외출을 하지 않으려고 하셨습니다
아침 일찍 산책 갔다 와서 밥 잘 먹고 쉬고 있다가 반복되는 문제가 또 발생했습니다
여러 가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쪽지, 달력, 수첩에 있는 글씨입니다
본인이 작성해 놓고 이걸 그 도우미가 집에 몰래 들어와서 써놓고 갔다는 내용입니다
지금은 제가 집에 있어서 집에서 없어지는 물건이나 냉장고에 있는 음식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지만 가끔 본인 먹고, 마시는 것은 잊어버리고 누군가 집에 들어와서
가져갔다고 이야기하고 본인이 달력이나 수첩에 메모를 해놓고 누구가 가 이렇게 메모를
해놓고 갔다는 이야기를 오늘도 또 똑같이 이야기하길래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왜 똑같은 걸 자꾸 이야기하냐고 제가 언성이 좀 높아지니
어머니는 왜 인정을 안 하느냐 것입니다
그래서 인정하면 뭐가 달라지냐고 하면 그때는 너 같은 자식... 하는 막말을 하십니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실 때는 별 이상이 없으신대 갑자기 수첩, 종이쪽지, 달력 등에 메모한 것을 보면
피해 망상이 생각 나는 듯합니다
그걸 알면서도 제가 이해를 하고 그냥 듣고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오늘도 동사무소 등 이곳저곳을 혼자 왔다 갔다 하시는 것을 보면 정상적인 사람과 똑같은데
집에 저와 둘이 있으면 가끔 툭툭 던지는 피해망상 이야기를 계속 듣고 그냥 예 하고
듣고 넘기는 훈련을 저는 계속해야 할거 같습니다
축구선수가 발에 힘을 빼는데 10년 걸린다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제가 단련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나올 수 있는 건지
오늘도 저는 그 시간들이 빨리 왔으면 하는 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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