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6년 아시안 게임
사람에게 있어서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숫자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남자에게는 3개의 숫자를 평생 잊지않고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1984년 6월27일 군입대, 23184390 군번, 1986년 10월 2일 전역일
이 3개의 숫자는 제가 눈감을 때까지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1986년 대한민국에서 처음 개최하는 아시안 게임은
1986년 9월 20일 부터 10월 5일까지 이여서 저는 제대하기 전에 특히 탁구 경기가 취침 시간을
지나서 치려졌기때문에 주번 사관 몰래 보느라 한 점 한 점 승리할 때 소리도 못 지르고 소리를
억누르며 보던 생각이 납니다
대한민국 남자 의 군대 3년이란 시간은 참 잊을 수 없는 그런 시간입니다
요즘은 복무기간도 짧아지고 급여도 많이 주고 청춘 을 돌려준다면 다시 갈 생각도 있지만... ㅋ
이 노래 가 생각납니다 " 청춘~~을 돌~려 다~~ 오 "
♥ 1986년 프로야구 MBC 청룡 이야기
1985년 전년도 최악의 시즌을 보낸 터라, 해가 바뀌기 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동화 코치가 허구연 감독의 청보 핀토스로 떠났고, 유백만 삼성 라이온즈 2군 투수코치를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그리고 자매구단 주니치 드래곤즈에 코치 파견을 요청하여 주니치 2군 투수코치였던
미즈타니 히사노부를 투수코치로 영입했다.
새로 창단된 제7구단 빙그레 이글스가 1군리그에 참가하여 기존 6팀 110경기 체제에서
7팀 108경기 체제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지난해 서울로 입성한 OB 베어스가 아마야구인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기존에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동대문 야구장에서 나와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잠실구장)을 이 해부터 공동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잠실시리즈가 이 해부터 시작되었다.
정규리그(페넌트레이스) 외에도 포스트 시즌의 개편 또한 이루어졌다.
전년도인 85년엔 삼성이 전후기를 모두 석권, 통합 우승하며 포스트시즌 자체가 치러지지
않았는데. 이 해부턴 규정을 수정하여 플레이오프 제도를 신설되었다.
기존 전기-후기를 각각 우승한 두 팀이 한국시리즈를 치루는 방식에서, 2위 팀에게까지 참여
기회를 주어 전기/후기의 1-2위팀들이 최대 4자간 격돌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즌 전 언론으로부터 우승후보로는 평가받지 못했고 OB와 함께 3강인 삼성-롯데-해태를
위협할 팀으로만 여겨졌다.
3월 29일에 열린 개막전 상대는 롯데였다.
3년간 사용했던 구덕 야구장을 떠나 새롭게 사직 야구장의 개장 경기가 된 롯데와의 개막 시리즈
에서 선발진이 연이어 롯데의 기관총 타선에 얻어맞으며 2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 다음 한밭야구장에서 빙그레 이글스의 역사적인 1군 첫 경기 상대가 되었는데 유종겸의
4경기 연속 등판 투혼 끝에 1점차로 두 경기를 간신히 이기며 정상궤도로 진입할 수 있었다.
(4경기 연속 등판 요즘은 이런야구를 하지 않지요? 선수 자원도 그렇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리고 4월 3일 청보 핀토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신인 김건우가 선발 등판하여 단 1피 안타만 내주고
데뷔 첫 선발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두었다.
이를 시작으로 또 다른 신인 김태원과 늘 제 몫을 해주던 하기룡과 오영일, 유종겸 등 안정된
마운드의 활약, 윤덕규-박흥식의 신진 테이블세터와 김재박-김상훈-이광은의 중심타선이
적절하게 신구조화를 투타 밸런스를 이루며 지난해 엉망이었던 성적은 온데간데없이 3강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떠오르게 되었다.
5월 9일까지 17승 1 무 1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공동선두 해태와 롯데에 2 게임차의 턱밑까지
따라온 상황에서 3강인 삼성과의 홈 2경기 해태와의 홈-어웨이 4경기를 상대하게 되었다.
그러나 삼성에 홈에서 2연전을 모두 패했고, 해태와의 4연전에서는 당시 ERA 0.72에 9승 1패라는
가공할만한 성적을 구가하던 선동열을 두 번이나 마주해야 했고 청룡은 4월 16일 해태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둔 바 있는 신인 에이스 김건우로 맞불을 놓으며 저항했다.
(1980년대 후반 선동렬 투수의 위력은 대단하였습니다)
하지만 1차전에서 팀 타선이 선동열에게 속수무책으로 완봉을 헌납했고, 김건우는 당시 홈런
1,2위를 다투던 김봉연과 김성한에게 각각 솔로포를 맞으며 2 실점 완투패를 당했다.
(김건우 와 김봉연 과의 야구 볼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타석 중에 김봉연 선수가 심판에게
볼을 바꿔달라고 요구를 했고 기분이 상한 김건우가 바뀐 공으로 칠 테면 쳐 봐라 하고 던졌는데
그볼을 김봉연이 쳤는데 안타였는지는 기억이 잘나지 않습니다)
기선제압을 제대로 당하는 바람에 기가 죽은 청룡은 해태에 내리 4연패, 삼성전까지 도합 6연패를
기록하며 전기리그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순식간에 낙오되고 말았다.
6연패 이후 5연승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경쟁에 다시 합류했지만 전기리그 내내 최동원을
앞세운 롯데에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고 전기리그 최종 순위는 2위 해태에 5경기 차이로
4위에 머물고 말았다.
최하위권 2팀인 청보와 빙그레에겐 각각 8승 1패로 양민 학살했지만 3강이었던 롯데에 3 무 6패,
삼성과 해태에 3승 6패로 열세에 놓인 것이 크게 발목을 잡았다.
전반기 롯데를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청룡은 후반기도 개막을
사직에서 롯데와 상대해야 했다.
청룡에 33.1이닝 무실점에 10연승 중이던 엠나쌩 천적 최동원을 후기리그 개막전에서 드디어
공략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고, 다음 경기에서 김건우의 완투승으로 2연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빙그레 원정에서 유종겸의 완투승이 나오며 3승 1패, OB와 후기리그 공동선두로
시작하게 되었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하여 특급 클로저로 변모한 김용수와 신인 선수임에도 에이스 역할을
한 김건우, 묵직한 속구로 타자들을 제압하던 또 다른 신예 김태원이 3金 트리오를 이루며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했고, 타선 역시 3할 5푼대를 구가하며 타격왕 경쟁에 나선
미스터 청룡 김상훈과 여름의 사나이로 불리며 중요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장타 한방 능력이
있었던 이광은의 맹활약 속에서 투타 밸런스가 좋아지며 상위권에서 OB-해태-삼성과
순위 경쟁을 했다.
그 결과 OB-해태와 1 게임차 살얼음판 선두 경쟁을 지속하며 3년 만의 가을야구 티켓이
눈앞에 다가오게 되었다.
해태와의 후기리그 잔여 3경기가 남은 가운데 청룡은 매우 유리한 상황에 있었다.
그 이유는 선두 해태와 3위 OB가 3연전 맞대결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 타이거즈가 우세한다면
3위와의 격차를 벌려 안정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입할 수 있었고, 베어스가 더 많이 가져가면
후기리그 우승도 가능했다.
9월 11일 자 순위표에선 청룡은 3개의 잔여경기가 남은 가운데 5경기 남은 OB에 2경기 차이로
앞서 있었고 플레이오프를 위한 매직넘버는 2였다.
그리고 OB는 5경기 중 해태와의 3연전에서 해태가 단 한 경기라도 OB를 잡아주면 최소한
청룡의 플레이오프는 확정되는 상황.
그런데 해태와 OB의 더블헤더 포함 3연전은 싱겁게 해태 킬러 최일언을 앞세운
OB의 3연승으로 끝났다.
그 사이에 청룡은 9월 13일 후기리그 마지막 홈경기였던 해태와의 경기에서 2-0으로 패배하며
매직넘버를 줄이지 못하고 2경기씩 남은 상황에선 선두 해태에 1경기 차이자 3위 OB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앞선 살얼음판 2위가 되었다.
9월 15일 자 순위표 우승 희망이 생겼지만 동시에 플레이오프조차 가지 못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 그리고 9월 16일 청룡은 해태와의 전주에서의 경기를 했고, OB는 청주에서
약체 빙그레를 상대했다.
이미 전기 2위로 가을야구를 확정 지은 해태는 절박함을 넘어 초조해져 버린 청룡을 4:1로
제압했고 같은 날 열린 OB와 최하위 빙그레의 경기는 OB가 선발전 원안 타로 빙그레를 가볍게
이겨버리며 최종전을 앞두고 결국 청룡은 3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9월 16일 자 순위표 이제 청룡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한 경우의 수는 최종전 해태 원정에서
반드시 이기고 OB가 롯데에 무조건 패배하는 것 이외엔 남지 않게 되었다.
9월 17일 잠실에서 열린 최종전 롯데-OB전은 최동원의 3년 연속 20승과 OB의 가을야구 티켓이
걸린 빅매치가 되었는데 청룡은 얄궂게도 전기리그에서 자기들을 짓밟은 천적 최동원만 믿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일단 청룡은 최선을 다하여 김건우를 내세워 해태를 제압했고 잠실 경기 결과만 기다렸다.
다행히 최동원은 OB 타자들을 연신 제압하며 롯데가 3-1로 앞선 상황에서 9회 말 OB의 마지막
공격 이닝이 되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청룡의 플레이오프행을 의심하던 이는 없었으나...
운명의 9회 말 선두타자 김광수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다음 타자인 김형석에게 최동원이 2S를
선점했는데 지친 최동원이 빠르게 승부를 들어갔다가 이게 실투가 되어 잠실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포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다음 타자로 나온 신경식은 멘붕이 온 최동원을 두들겨 좌중월 3루타를 만들었고 이때
갑분싸 된 분위기에 굳은 롯데 야수진이 허둥지둥하며 3루 쪽으로 중계 플레이한 공이 3루수 뒤로
넘어가 펜스에 꽂히며 신경식이 그대로 홈인, 결국 최동원의 3년 연속 20승 기록과 함께 청룡의
가을 몽은 신기루처럼 그대로 날아가고 말았다.
♥ 신인선수
김건우(선린상고-한양대, 투수)
김태원(배재고-성균관대, 투수)
서효인(신일고-고려대, 포수)
민경삼(신일고-고려대, 내야수)
이재홍(신일고-건국대, 투수)
이바오로(선린상고-한양대, 투수)
♥ 기록과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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